우리 인생살이와 비슷한 와인 이야기

와인은 2000년대 이후 가장 큰 소비 증가를 보인 술 중 하나입니다. 다른 술들과 비교했을 때 와인은 가격 차이가 큽니다. 같은 품종의 와인이라도 3만 원짜리와 300만 원짜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와인의 가격과 등급은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생산 연도인 '빈티지'입니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포도밭의 지형, 기온, 토양, 강수량, 일조량 등으로 흔히 '테루아'라고 불립니다.

빈티지는 시간을 의미하고, 테루아는 공간을 의미하는데, 이는 동양 철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시간과 공간은 동양 사상의 근원이자 주요한 원리로서, 해와 달이 운행하는 법칙을 설명하는 주역의 중심입니다. 인생에 이 개념을 적용해보면, 아무리 훌륭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도 적절한 시기를 맞추지 못하면 소용이 없고, 반대로 적절한 시기를 맞춘다면 보잘것없는 사람조차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습니다. 또한 아무리 귀중한 것이라도 필요 없는 곳에 놓이면 쓸모가 없습니다.

맹자는 "지혜가 있어도 세(勢)를 타는 것만 못하고, 농기구가 있어도 때를 기다리는 것만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기회를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인생에서 우리는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전진과 후퇴를 적절히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결국 인생에서 어떻게 자신을 안배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와인의 일생도 인생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와인은 병에 담긴 후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맛과 향이 계속 발전하고 복잡해지지만, 20~30년이 지나면 정점에 이르게 되며 그 후로는 점점 쇠퇴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와인이 20년 이상 나이를 먹으면 어떤 품종으로 만들어졌든 맛과 향이 비슷해진다는 사실입니다. 흙 냄새나 낙엽 냄새와 같은 특징이 나타납니다. 또한, 오래된 와인은 화이트 와인은 짙어지고 레드 와인은 옅어져 서로 비슷한 색조로 수렴합니다.

이는 부자나 가난한 사람, 배운 사람이나 못 배운 사람, 어떤 상황에서든 나이 들고 죽을 때는 서로 비슷해진다는 의미입니다. 세상의 명리는 결국 단순한 것이 아니며, 우리는 때를 만나고 기회를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영원히 곤란한 것은 없으며, 때를 만나 돈과 명예, 권력을 얻는다면 조심해야 합니다. 이는 이카루스의 날개처럼 하늘 끝까지 올라간 자는 반드시 후회할 일이 생긴다는 경험적인 교훈입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어제나 내일이 아닌 오늘 순간에 집중하고 이 순간을 사랑하라고 말했습니다. 인생은 결코 끝이 없고 결론도 없는 미스터리입니다. 시간 앞에서는 모든 것이 패배자이며, 분노와 슬픔조차도 흐려져 사라집니다. 마지막 승자는 항상 시간입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와인의 성장과 성숙 과정을 통해 인생의 원리와 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변화하고 진보해야 하지만, 현실적인 상황에서는 소리 없이 물러나 초목처럼 생활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